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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 Lab <020> - 학교는 없다

생각하고 쓴 날짜 : 2001/11/15
상태 : 완성, 만료 (였으면 좋겠다)


이제 학교는 없다. 더 이상 기존의 학교는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 현재의 학교 체제가 가지는 문제를, 주로 고등학교를 중심으로 찾아보자.

1. 교육 목표의 애매함

초등학교의 교육 목표는 문제를 탐색하고 탐구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또 중학교의 교육 목표는 그것을 좀 더 심화시켜 생각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하지만 고등학교는 이런 흐름에 연관되어 있지 않고, 오로지 ‘상급 학교에의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등학교 과정 자체에 어떤 목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지나치고 대학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등학교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학교를 안 다니고 공부하는 것과 학교에 다니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다.

2. 교육이 다양하지 않다

교육은 국민들이 받는 서비스들 중의 하나이다. 생활수준의 발전에 따라, 서비스의 질도 더 높아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산업 사회는 이미 대량 생산 시대에서 다품종 생산 시대로 변화하였고, 그에 따라 인재를 생산한다고 할 수 있는 교육도 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한다. 그러나 학교는 (대량 생산 공장의 작업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 아직 50분 수업, 10분 휴식의 제도를 계속 유지하고 있고, 여전히 교사 → 학생의 주입식 교육도 계속 되고 있다. 또 수준의 목표가 확실하지 않아, 성적 상위자나 중간, 하위자 그 누구에게도 잘 맞지 않는 수업을 들어야만 한다.

3. 학교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다

이런 상황 속에서, 사람들은 공교육을 불신하게 되었고, 사교육의 규모는 엄청나게 커졌다. ‘교육 정책이 바뀌어도 학원은 살아남는다’는 말이 나올 지경이다.
교사의 권위 추락은 체벌 금지 때문이 아니라, 학생들이 ‘믿을 수 없고,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나친 선행 학습 → 수업 분위기가 흐려짐 → 교사 권위 추락 → 사교육 증가 → 다시 선행학습 의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4. 선행 학습의 문제

언젠가부터 학교 교육 과정보다 앞서서 배우는 것을 뛰어나다고 여기게 되었다. 하다못해 중3인데 수학Ⅱ까지 다 끝냈다는 아이도 보았다. 하지만 그런 것이 자기 능력이 특출해서가 아니라 집에서 시키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앞의 내용까지 다 배웠기 때문에 수업시간에는 안 듣고 다른 일을 하게 된다. 이렇게 하여 교실 분위기는 또 엉망이 되고, 과외비는 증가한다. 또 지나친 선행 위주의 학습으로 내용은 엉터리로 배우는 경우도 생긴다.

5. 정책의 혼란

우리나라 교육의 혼란으로 많은 학생들이 외국으로 나가고 있다. 이를 보고 있는 나도 마음이 별로 편치 않다. 하지만 교육을 개선하기 전까지는 이런 현상이 계속될 것이다. 정책을 결정하는 쪽에서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나온 정책이 아닌, 단기성 정책만 남발하고 있다. 교실수를 몇 개 늘린다고 하여 학교 수업 상태가 좋아지지는 않는다. 우리 학교의 경우 40명 → 34명으로 학급당 학생수가 줄기는 하지만, 아예 한 20명 이하로 줄이기 전에는 학생수 감소로 교실 분위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안 하는 것이 좋다.
또 수능 수준을 못 맞춘다고 현직 교육부 장관은 공개 사과를 하고, 정책 결정을 잘못한 전직 교육부 장관은 학생들의 ‘원수’가 되고. 뭐 ‘단군 이래 최저 학력’이라는 것을 만들어 낼 정도로 교육 정책이 엉망이었으니까.
교사 측에서는 학생들의 학력 저하에 대해서도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 이는 전체적인 학력 수준의 저하이다. 그러나 모든 학생이 다 고급 수준의 난해한 문제를 풀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모두에게 다 필요하지는 않으니까. 대신 할 사람은 깊이 파고 들 수 있도록 뒷받침을 해 주어야 한다.

6.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많은 학생들의 경우 ‘자신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가지지 못했다. 즉 ‘비전’이 없다.
학교 측에서는 학생이 이런 비전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그 비전을 이룰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모두 억지로 다 대학에 꾸겨 넣어서 ‘고학력 실업’이다 이런 것 만들지 말고, 공부할 사람은 공부하고, 기술 배울 사람은 배우고, 예능을 할 사람은 하게하고 그래야 한다는 것이다.
목표가 보이는 사람은 그것을 이루려고 노력하고, 생활도 활발하게 된다. 이런 것으로 교실의 자는 분위기, 침울함이 없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문 · 이과 로 나눠진 구분을 더 세분화 시켜야 한다. 귀찮다는 이유로 고등학교의 선택 과목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미 9년 이상을 전체 기본 소양교육을 받았고, 이제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골라서 배울 수 있게 하여야 한다. 요즘 교사들이 새 교육 과정에 반대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선택과목제를 하면 인기 과목으로만 사람이 몰릴 수가 있다는 것인데, 이것은 충분한 사전 홍보와 각 선택 과목을 들음으로써의 이득이 골고루 있도록 한다면 그런 현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1

7. 결론

‘교육은 나라의 백년지대계’라는 말이 있다. 교육은 긴 안목으로 계획을 잡아 그것에 따라 행해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이 오늘날의 문제를 불러 일으켰다.
현재의 교육 혼란이 나중에 우리 세대가 사회의 주역이 되었을 때 어떤 악영향을 끼칠지 걱정이 된다. 인재는 모두 외국으로 빠져 나가고, 우리나라는 텅 비어 버리는 사태가 일어날 지도 모른다.
지금이라도 정책 결정자는 여러 번 생각하여 장기적인 교육 계획을 만들기를 바란다. 문제가 생기면 그 반대로, 또 문제가 생기면 반대로 가는 좌충우돌식의 계획이 아닌, 시대가 바뀌어도 옳은 그런 교육 계획이 필요하다.


  1. 1. 이 문제는 일선 현장에서의 교사 부족으로, 과목 선택 자체가 다양하게 되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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